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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에프앤 이재욱 기자] 경상북도 군위군. 대구역에서 자동차로 약 1시간 정도 달리면 도착하는 도착 보리수양어장은 국내에서는 드문 산천어 양식을 실시하고 있다. 그 역사는 50년이 넘었고 지금은 3대째 용남권 씨가 관리 하고 있다.
양어장을 오픈시킨 것은 용남권 씨의 할아버지다. 원래는 취미로 시작했다고 한다. 그 당시 산천어의 양식이라는 단어 조차 없었던 시절, 거의 선구자적으로 산천어 양식장을 열었다. 개척자의 길은 험난했지만 그 덕분에 전국에서 양식 방법 문의가 쏟아지곤 했다.,
"당시 산천어는 양식이 어려운 물고기라고 여겨졌습니다. 산천어는 질병에 약하고 깨끗한 환경에서만 살 수 있습니다. 상류지역 원류가 흐르고, 비교적 기온도 서늘한 환경이 유지돼야 산천어가 자랄 수 있기 때문에 양식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봤습니다."
남다른 낚시 취미를 살려 평생을 산천어 양식에 매달렸던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용 씨는 어렸을 때부터 벌레나 물고기 사육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다. 이후 중학생이되고 나서 본격적으로 양식장에서 심부름을 하는 등 관련 일들을 익히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도시로 나가고 싶다는 생각에 대구로 나가 자동차 정비소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골생활에 익숙했던 용 씨는 얼마되지 않아 귀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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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양식장을 물려받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할아버지의 병환 때문이죠. 사실 고향에 돌아왔지만 양식장을 물려 받을 생각은 없었습니다. 산천어 양식은 환경이 생명입니다. 그런데 해마다 기온이 상승하고 산천어가 자라는 환경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또 당시까지는 심부름을 하는 정도였을뿐 저 혼자 양식장 관리를 할 수 있을지 여부가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청년들에 비해 저는 물려 받을 양식장도 있고, 할아버지의 노하우도 있으니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할아버지가 이룬 것을 지속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서 결정했습니다.""
자신감 넘쳤던 용남권 씨는 양식장을 물려받아 본격적으로 스스로 운영하던 2년차였던 2020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가 터지면서 대형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사람들이 외출을 하지 못하고 음식점들이 거의 문을 닫다시피 하자 그 영향으로 양식장 물고기들은 전혀 팔리지 않다. 양식장 산천어는 줄어들지 않은채 사료값과 전기 요금만 산더미처럼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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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초엔 금방 끝날거라 생각했지만 여름이되고 가을이 되면서 지속되면서 점점 불안해졌습니다. 당장 사료양을 줄이면서 경영비를 절감하려고 했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산천어는 죽어나가고 마이너스 행진이 이어졌습니다. 나중에는 이웃들에게 공짜로 전달하려고도 생각했습니다. 그러던중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지역 관광협회에 문의해 판매처를 알아보다 대량을 매입해줄 수 있는 대형마트를 만났습니다."
용 씨는 이 대형마트에서 매주 2천마리씩 2달간 납품 계약을 맺었고, 이를 계기로 다시 일어나는 계기를 맞았다.
"산천어를 버리지 않고 납품할 수 있는 계약서에 도장을 찍던날은 하루종일 기분이 구름을 걷는 듯 붕 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납품이 현실이 되자 이만 저만 힘든일이 아니었습니다. 직원들도 모두 내보낸 상황이라 혼자 분류 및 발송 작업까지 모두 해야 했기 때문에 꽤 힘들었습니다. 행복한 비명이라는 것이 바로 그때 저를 두고 하는 말 같았습니다."
산천어는 민물 고기지만 빈린내가 없고, 구워먹으면 고소하고 감칠맛이 살아나 간식, 안주, 반찬 등 다양하게 먹을 수 있어 인기만점이다. 그의 양식장은 할아버지대 부터 익힌 노하우로 특별 제조한 사료를 먹이기 때문에 육질이 더욱 탱글탱글한 것이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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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이 원활하게 마무리되면서 점차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맞춰 낚시터도 시작했다. 낚시터 마다 2m 이상 거리를 두고, 1인 이상 함께 하지 않도록 했으며, 낚시터에서 취식도 금했다. 조금은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고 오픈한 산천어 낚시터는 그야 말로 대박이 터졌다. 주말은 예약하지 않고는 이용할 수 없을 정도다.
"처음에는 프오모션용으로 산천어 낚시 이벤트를 열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레저활동이 주목받게 되면서 사람들이 물밀듯이 몰려왔습니다. 급하게 홈페이지도 만들고 온라인 예약 프로그램도 장착하는 등 할일이 산더미처럼 쌓여갔습니다. 특히 마음 같아서는 모든 자리를 다 예약 받고 싶었지만, 방역수칙을 어기면 안되겠다 싶어서, 딱 1/2만 받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산천어 양식장과 낚시터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는 용남권 씨는 두 곳을 매일 청소한다.
"연못 속을 깨끗이 청소 해 두지 않으면 산천어는 병들어 버립니다. 감염되면 연쇄적으로 죽어 버린기 때문에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청소를 하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비용을 낮추기 위하여는 '죽이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순환 장치 등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전기 요금이 비싼 것이 고민거리죠.(웃음)"
이제 그의 꿈은 산천어 양식장이 전국 곳곳에 만들어지도록 후계자들을 양성하는 것이다. 그가 습득한 노하우를 모두 공개해 많은 청년들이 취업의 늪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취재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 용남권 씨로 부터 받은 산천어 5마리. 집에 돌아와 내장을 빼내고 손질해 후라이팬에 구워봤다. 천일염만 뿌렸을뿐인데 고급 일식집에서 먹는 생선구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고소하고 담백했다. 가을은 전어의 계절이라고 하나? 아니 산천어를 안먹어본 이들이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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